남북사회통합교육원 6개 아카데미 공동 하반기 파주 워크숍 후기

2022-12-02

가을볕이 따뜻했던 11월, 남북사회통합교육원 6개 아카데미의 워크숍이 파주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간 각기 다른 아카데미를 수강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북한과 북한인권, 남북한의 통합에 대해 배웠던 수강생들이 함께 모이는 신선한 자리였는데요. 교육장을 나와 외유를 떠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두근거려 하는 수강생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오신 몇몇 수강생들께선 강 너머 북한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접경지역인 파주를 통해, 멀리 떨어진 고향의 향취를 조금이나마 느끼고자 하신 듯하였습니다.



파주에서의 첫 코스는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이었습니다. 임진각은 서울에선 53km 떨어져 있지만, 개성은 그 절반도 안 되는 22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합니다. 그만큼 북한과 가깝고, 그만큼의 전쟁의 상흔이 많이 남아있는 공간입니다. 민간인 통제선을 넘어 임진강 독개다리에 올라가 보았는데요. 주변에 전쟁 당시 총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더 이상 북으로 올라갈 수 없는 기차와 더 나아갈 수 없는 걸음 또한 안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통일이 되는 그날 이곳은 철거된다’는 안내문의 문구가, 꼭 실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실하게 들기도 하였습니다.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 내에는 6.25 납북자기념관도 위치하고 있는데요. 전쟁을 기점으로 북한으로 납치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가족들의 삶에 대해서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비밀리에 한국의 인사들을 납치해갔는데, 이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몰래 북으로 끌려갔고 북송과정에서 낙오되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총살을 당하기도 하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행위들은 국제형사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것인데요. 한 개인과 그 가족들의 삶이 전쟁과 북한 당국의 불법행위로 무너져 내린 기록들을 보며, ‘인권’이라는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납북자 기념관에는 납북자들을 되찾기 위하여 ‘백만인 서명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두었는데요. 서명에 참여하면서, 납북자들 그리고 허망하게 가족을 잃은 이들의 아픔에 작게나마 마음을 보탤 수 있었습니다.

 


맛있는 점심 식사도 빠질 수 없죠.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을 돌아보고 나서 함께 막국수를 먹었는데요. 각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막국수와 녹두전을 함께 나눠 먹으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휴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다른 아카데미 소속이라 잘 알지 못했던 수강생들이 뒤섞여 앉았는데요. 각자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북한 문제와 인권, 통합의 가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같아서일지,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매우 즐거운 식사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마지막 일정인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방문하였습니다. 통일전망대의 손기수 팀장님이 전체 투어를 진행해주셨는데요. 통일전망대를 마주하고 있는 북한지역인 ‘황해북도 개풍군’과 지역의 주요시설, 북한 주민들이 평소에 어떤 활동들을 하는 지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이 지역에서 남북 간 가장 먼 곳은 2.1km 정도이지만 가까운 곳은 460m밖에 되지 않을 만큼 지척이라, 간조로 물이 빠졌을 때는 걸어서도 이동이 가능한 정도였는데요. 시계가 좋았던 9월에는 북한 주민들이 직접 추수하는 것이 한눈에 보일 정도라 하였는데, 당일에는 갑작스러운 비로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잘 보이지 않지만 이만큼 가까운 거리에 북한 주민들이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며, 앞으로 남북의 주민이 어떻게 공존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남북사회통합교육원의 6개 아카데미가 함께 떠난 워크숍 일정이 마무리되었는데요. 북한인권과 남북 주민의 통합을 고민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남북사회통합교육원은 양질의 강의와 더불어, 수강생들이 함께 다양한 방향으로 배움을 쌓아나갈 수 있는 기회를 앞으로도 마련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와 응원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