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 보고서,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에 대한 초국가적 억압과 착취」를 발간했습니다. 같은 날, NKDB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북러관계 변화와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 인권의 오늘」 세미나를 개최하여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NKDB는 2017년 대북 제재 이후 러시아에서 일했던 북한 이탈주민 15명의 증언을 수집하고 검증했으며, 전문가 자문과 문헌 조사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연구 결과, 대량살상무기 개발 차단을 위한 유엔 제재 이후, 제재 회피 수단이 구조화되며 인권 위기가 악화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북한의 노동력 수출이 초국가적 억압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세미나 축사에서 페이터 반 더 플리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는 NKDB의 연구와 협력에 감사를 전하며, 북한 노동자 파견 문제는 경제를 넘어 안보와 인권이 긴밀히 맞닿아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유엔 결의안 이후에도 약 1만 5천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에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이를 “초국가적 억압”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네덜란드 정부가 제재 준수와 모니터링을 이어갈 것임을 밝히며, 노동자 파견을 단순히 금지하기보다 국제규범 안에서 관리하는 NKDB의 정책 제언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제재 회피를 통한 착취 심화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한 NKDB 김유니크 조사분석원은 2025년 중반 기준, 약 1만 5천 명의 북한 출신이 학생 비자(일부 관광 비자 포함)를 활용해 러시아에 체류하며 노동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2020년 러시아 연방법 개정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무허가 취업이 허용된 것과 같은 러시아 정부의 입법·행정적 지원 덕분에 가능해진 결과이며, 국내 법제화를 통한 제재 회피로 평가됩니다. 특히 국제이주센터(Меж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миграционный центр)를 포함한 중개 기관들을 통해 제재 회피 네트워크가 구축됐으며, 이 과정에서 중개 수수료와 학교 등록금 등 각종 비용이 노동자 임금에서 공제되어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안보 중심의 현행 제재가 북한의 해외 노동력 수출 체계를 효과적으로 해체하지 못했고, 오히려 러시아와 북한 간의 제재 회피 전략을 통해 착취적 특성이 고착화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는 인권 보장이 안보 달성을 위한 부차적 요소가 아닌 핵심적인 수단으로 고려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보고서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소득통제권과 이동의 자유, 신분증 소지 등 기본권을 보장하는 조치가 북한 정권의 외화 획득 능력을 제약하고, 강압적 통치 구조를 약화시키며, 제재 회피를 가능하게 하는 불법적 요소들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강제 노동 실태와 정책 제언
이번 세미나에서 증언자로 나선 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 이은평 씨는 북한 131원자력지도국 소속 군 복무 중 부대 자금 확보를 위해 러시아로 파견되어 건설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증언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이어지는 장시간 고강도 노동이 일상화되었고, 외부와의 접촉, 통신, 이동은 철저히 통제됐습니다. 업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숙소 복귀가 제한됐고, 점심시간은 10~20분에 불과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컨테이너 박스에서 숙식하며, 씻을 물조차 충분치 않은 열악한 보건·위생 환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임금의 최대 90%가 공제되어 개인에게는 월 200~300달러 정도만 남았지만, 이마저도 직접 사용할 수 없고 장부상에만 기록됐습니다. 생활비가 필요할 경우 1,000~3,000루블(12~35달러) 정도만 지급받을 수 있었으며, 이러한 재정적 제약은 사생활 통제의 수단으로 작용했습니다.
토론은 NKDB 송한나 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되었으며, 해외 노동 전면 금지의 실효성과 부작용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제시됐습니다.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는 해외 파견이 외부 정보 노출을 통해 인식 변화를 촉진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정권의 자금줄이 되는 역효과가 있어 정교한 기준과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히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서울사무소 소장은 북한 해외 노동이 국제노동기구(ILO)의 강제 노동 지표를 충족하며, 일부 사례에서는 반인도 범죄인 '노예화'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안톤 소콜린 Korea Risk Group 데이터 전문 기자는 러시아 기업의 제재 준수 의지 부족과 현지 감시 체계 미흡을 비판했습니다.
향후 전망 및 정책적 제언
보고서는 인권과 안보의 상호 연계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러시아 정부, 북한 당국, 러시아 내 고용 기업, 국제사회가 이행과 관리에서 공동 책임을 지는 ‘원칙적 관여(principled engagement)’를 제안합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해외 파견 노동자 규모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망을 회피하려는 외화벌이 전략으로, ‘합법적 경제교류’라는 외피 아래 강제 노동 구조를 은폐하고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습니다. 특히 러시아로의 대규모 파견 가능성은 이미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피해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급한 관심과 대응이 요구됩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2003년 설립된 북한 인권 전문기관으로, 증언 기반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조사·연구, 피해자 심리사회적 지원 및 국제 옹호를 수행하고 있으며, UN ECOSOC 특별협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연구 보고서는 NKDB 홈페이지(https://nkdb.org/researchreport) 및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9월 22일,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 보고서,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에 대한 초국가적 억압과 착취」를 발간했습니다. 같은 날, NKDB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북러관계 변화와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 인권의 오늘」 세미나를 개최하여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NKDB는 2017년 대북 제재 이후 러시아에서 일했던 북한 이탈주민 15명의 증언을 수집하고 검증했으며, 전문가 자문과 문헌 조사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연구 결과, 대량살상무기 개발 차단을 위한 유엔 제재 이후, 제재 회피 수단이 구조화되며 인권 위기가 악화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북한의 노동력 수출이 초국가적 억압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세미나 축사에서 페이터 반 더 플리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는 NKDB의 연구와 협력에 감사를 전하며, 북한 노동자 파견 문제는 경제를 넘어 안보와 인권이 긴밀히 맞닿아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유엔 결의안 이후에도 약 1만 5천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에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이를 “초국가적 억압”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네덜란드 정부가 제재 준수와 모니터링을 이어갈 것임을 밝히며, 노동자 파견을 단순히 금지하기보다 국제규범 안에서 관리하는 NKDB의 정책 제언이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제재 회피를 통한 착취 심화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한 NKDB 김유니크 조사분석원은 2025년 중반 기준, 약 1만 5천 명의 북한 출신이 학생 비자(일부 관광 비자 포함)를 활용해 러시아에 체류하며 노동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2020년 러시아 연방법 개정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무허가 취업이 허용된 것과 같은 러시아 정부의 입법·행정적 지원 덕분에 가능해진 결과이며, 국내 법제화를 통한 제재 회피로 평가됩니다. 특히 국제이주센터(Меж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миграционный центр)를 포함한 중개 기관들을 통해 제재 회피 네트워크가 구축됐으며, 이 과정에서 중개 수수료와 학교 등록금 등 각종 비용이 노동자 임금에서 공제되어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안보 중심의 현행 제재가 북한의 해외 노동력 수출 체계를 효과적으로 해체하지 못했고, 오히려 러시아와 북한 간의 제재 회피 전략을 통해 착취적 특성이 고착화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는 인권 보장이 안보 달성을 위한 부차적 요소가 아닌 핵심적인 수단으로 고려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보고서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소득통제권과 이동의 자유, 신분증 소지 등 기본권을 보장하는 조치가 북한 정권의 외화 획득 능력을 제약하고, 강압적 통치 구조를 약화시키며, 제재 회피를 가능하게 하는 불법적 요소들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강제 노동 실태와 정책 제언
이번 세미나에서 증언자로 나선 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 이은평 씨는 북한 131원자력지도국 소속 군 복무 중 부대 자금 확보를 위해 러시아로 파견되어 건설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증언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이어지는 장시간 고강도 노동이 일상화되었고, 외부와의 접촉, 통신, 이동은 철저히 통제됐습니다. 업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숙소 복귀가 제한됐고, 점심시간은 10~20분에 불과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컨테이너 박스에서 숙식하며, 씻을 물조차 충분치 않은 열악한 보건·위생 환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임금의 최대 90%가 공제되어 개인에게는 월 200~300달러 정도만 남았지만, 이마저도 직접 사용할 수 없고 장부상에만 기록됐습니다. 생활비가 필요할 경우 1,000~3,000루블(12~35달러) 정도만 지급받을 수 있었으며, 이러한 재정적 제약은 사생활 통제의 수단으로 작용했습니다.
토론은 NKDB 송한나 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되었으며, 해외 노동 전면 금지의 실효성과 부작용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제시됐습니다.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는 해외 파견이 외부 정보 노출을 통해 인식 변화를 촉진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정권의 자금줄이 되는 역효과가 있어 정교한 기준과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히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서울사무소 소장은 북한 해외 노동이 국제노동기구(ILO)의 강제 노동 지표를 충족하며, 일부 사례에서는 반인도 범죄인 '노예화'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안톤 소콜린 Korea Risk Group 데이터 전문 기자는 러시아 기업의 제재 준수 의지 부족과 현지 감시 체계 미흡을 비판했습니다.
향후 전망 및 정책적 제언
보고서는 인권과 안보의 상호 연계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러시아 정부, 북한 당국, 러시아 내 고용 기업, 국제사회가 이행과 관리에서 공동 책임을 지는 ‘원칙적 관여(principled engagement)’를 제안합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해외 파견 노동자 규모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망을 회피하려는 외화벌이 전략으로, ‘합법적 경제교류’라는 외피 아래 강제 노동 구조를 은폐하고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습니다. 특히 러시아로의 대규모 파견 가능성은 이미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피해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급한 관심과 대응이 요구됩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2003년 설립된 북한 인권 전문기관으로, 증언 기반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조사·연구, 피해자 심리사회적 지원 및 국제 옹호를 수행하고 있으며, UN ECOSOC 특별협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연구 보고서는 NKDB 홈페이지(https://nkdb.org/researchreport) 및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