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행본 발간] 북한 사회주의 대가정의 노동 정책과 세포 가정의 균열 : 성역할의 탈가부장적 재구성의 강제와 부부갈등

2020-11-25

 

단행본 발간
 

북한 '사회주의 대가정'의   노동 정책과 '세포 가정'의 균열 : 

성역할의 탈가부장적 재구성의 강제와 부부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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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목적 및 구성
 가정은 모든 사회의 기본 단위이므로 가정의 안정성은 사회의 안정성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가정의 변화 또한 사회의 변화와 깊숙이 연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정은 그 가정이 속한 사회와 상호구성적인 관계에 있으며 사회의 제도와 정책과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다. 특히 부부는 가정의 핵심 구성원인 바, 부부간의 관계에서 관찰되는 변화는 사회의 변화와 연동되어 있다고 전제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 사회의 가장 큰 변화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으로 통칭되는 중앙계획경제체제의 붕괴와 시장화의 확산이라는 주장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계획경제체제의 공백을 대신한 시장화는 고난의 행군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으나 여전히 국가 공식 제도로의 전면적인 편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사회주의 경제노선의 부분적 복원을 도모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러한 시도의 일환이 북한의 노동정책이며 이는 당연히 기존 사회주의 경제제도에 입각한 정책이므로 시장화된 현실과 충돌하면서 북한 가정의 특정 부분에 왜곡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특히 국가의 공식 노동정책이 가정의 세대주인 남성을 주요 대상으로 특정하고 있으므로 부부 관계의 전반에 일정한 영향을 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노동정책은 사회주의 제도의 인위적이고 부분적인 복원에 불과하므로 노동정책 집행의 주요 대상 집단인 남성 노동자는 대부분 무임금 노동에 종사하게 된다. 남성에게 집중된 강제력을 동반한 공식 직장 배치는 가정 내 남성과 여성의 경제적 기여도를 역전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북한 가정 내 성역할과 의식 변화를 강제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북한의 사회주의 노동정책의 고수로 인해 북한가정의 성역할과 부부의 의식에 있어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고난의 행군 이전 북한 가정의 부부 위계 설정에 기여한 국가의 가부장성과 이러한 가부장적 규범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토대의 작용을 고찰하였다. 특정 사회 현상과 질서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원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고난의 행군 이후 국가 및 가정의 가부장적 질서를 지탱하던 물적 토대 붕괴 속에서 북한 당국이 채택한 사회주의 노선의 노동정책이 부부 관계를 규정하고 있던 가부장적 질서와 이를 내재화한 개인의 의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일반론에 입각하여 살펴보았다. 이러한 일반론적 고찰의 토대 위에서 현재 북한 혜산 가정의 부부가 경험하고 있는 성역할의 재구성과 의식변화에 따른 부부갈등 문제에 접근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핵심 목적은 시장 질서와 상충하는 국가의 노동정책이 북한 부부의 성역할에 어떠한 왜곡을 가져오며 이러한 역할 재구성의 성격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의식 변화의 특징이 부부갈등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구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