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NK]“사진 찍었더니…”…재중 탈북민이 겪은 중국의 ‘디지털 감시’

2025-12-05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시간이랑 위치가 그대로 찍혀요. 공안이 ‘왜 여기에 갔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외출을 거의 못 했습니다.”

“공안이 설치해 준 앱을 안 열면 전화가 오고, 며칠째 집 밖을 안 나갔다고 확인하라고 합니다. 항상 누가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신분이 없으니 병원도 못 갔어요. 아파도 참았고, 아이 약도 이웃이 대신 사다 줬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13일 발표한 ‘중국의 불법 체류 외국인 정책과 디지털 감시 체계’ 보고서에는 이처럼 재중 탈북민들이 겪은 ‘디지털 통제의 일상화’ 사례가 다수 담겼다.


NKDB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보고서의 중요 내용을 발표하면서 중국 공안이 재중 탈북민에게 ‘식별–등록–보고–감시’로 이어지는 통합 통제 체계를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이들의 거주 이전의 자유와 생존권을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KDB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재중 탈북민을 ‘불법 체류 외국인’으로 분류하면서도 즉각적 강제송환 대신 생체정보 등록과 디지털 감시를 지속하는 방식으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홍채·지문·혈액 정보 수집뿐 아니라, 위챗 등 앱을 통해 이동·체류 상황을 실시간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NKDB의 조사에 응답한 재중 탈북민(102명)의 29.4%는 생체 정보 등록 경험이 있고, 절반 이상은 스마트폰 감시를 체감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시기에는 건강 QR코드 확인이 모든 이동의 조건이 되면서 신분이 없는 탈북민은 병원 이용은 물론 생필품 구매조차 제약을 받았다고 NKDB는 전했다. 이와 관련, 응답자의 36%는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했다’고 답했고, 24%는 ‘의약품을 비공식 경로로 구입했다’고 답했다.

NKDB는 이를 “재중 탈북민을 ‘보이지 않는 감시망’에 가둔 채 통제를 내면화하게 만드는 판옵티콘(Panopticon)적 구조”라며 “이는 결국 재중 탈북민이 한국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실제 응답자의 과반인 51.8%는 ‘신분이 없어 불안했다’는 것을 한국행 이유로 꼽았다.

NKDB는 “재중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감시·통제는 중국 내부 문제를 넘어 북한 송환 위험과 직결되는 초국가적 억압 메커니즘으로 기능하고 있다”면서 “또한 가족을 자유롭게 만나러 가는 일상적 이동조차 억압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난민 협약의 원칙에 따라 탈북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생체 정보 수집·이동 통제·앱 기반 감시 같은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사 원문 : https://www.dailynk.com/20251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