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3]
북한에서 중상류층으로 살았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주민들의 불행이 개선될 기미가 없었다. 그래서 탈북(脫北)했다. 체제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으로 와서 대학도 졸업하고, 대학원 마치고 공공기관에 전산 개발자로 취직해 열심히 살았다. 오랫동안 세금 내고 건전한 시민으로 살며 나라와 주변 사람들에게 은혜를 갚고 싶었다. 그런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8월 26일, 갑자기 간암 4기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 생활 10년 차인 탈북 청년 박성렬(30)의 이야기다. (중략)
“사람이 어떤 곳에서 태어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제 부모님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면 아마 그렇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전 대한민국에서 간암 판정을 받은 것 자체도 너무 감사합니다. 북이었다면 바로 죽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더 이겨내려고 합니다. 통일돼서 부모님 무조건 다시 만나야죠. 암이 저를 지배할지라도 항상 웃으면서 싸워 이길 겁니다.”(중략)
- 대학 생활은 어땠나요.
“저는 중퇴자라서 북한에서의 학력은 인정을 못 받았습니다. 수능은 아니고 수시 탈북자 전형으로 입학했어요. 고려대 경영학과에도 합격했는데 양아버지(이현일 북한인권정보센터 북한인권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사무총장)가 문과보다는 이과 가서 전문직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중략)
“나중에 이 기사를 보게 되실 무렵엔 저도 아마 건강해져 있을 거지만, 아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허락해 주시고 항상 용기 잃지 말라고 자신감 불어넣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물론 제가 완치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만약에라도 제가 먼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아들은 여기서 해볼 거 다 해봐서 원 없습니다. 고향 집을 떠날 때 얘기한 것처럼, 하고 싶은 거 정말로 다 했어요. 그리고 너무 죄송합니다.’” (후략)
기사 원문: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E&nNewsNumb=202412100049
[2024-12-03]
북한에서 중상류층으로 살았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주민들의 불행이 개선될 기미가 없었다. 그래서 탈북(脫北)했다. 체제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으로 와서 대학도 졸업하고, 대학원 마치고 공공기관에 전산 개발자로 취직해 열심히 살았다. 오랫동안 세금 내고 건전한 시민으로 살며 나라와 주변 사람들에게 은혜를 갚고 싶었다. 그런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8월 26일, 갑자기 간암 4기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 생활 10년 차인 탈북 청년 박성렬(30)의 이야기다. (중략)
“사람이 어떤 곳에서 태어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제 부모님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면 아마 그렇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전 대한민국에서 간암 판정을 받은 것 자체도 너무 감사합니다. 북이었다면 바로 죽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더 이겨내려고 합니다. 통일돼서 부모님 무조건 다시 만나야죠. 암이 저를 지배할지라도 항상 웃으면서 싸워 이길 겁니다.”(중략)
- 대학 생활은 어땠나요.
“저는 중퇴자라서 북한에서의 학력은 인정을 못 받았습니다. 수능은 아니고 수시 탈북자 전형으로 입학했어요. 고려대 경영학과에도 합격했는데 양아버지(이현일 북한인권정보센터 북한인권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사무총장)가 문과보다는 이과 가서 전문직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중략)
“나중에 이 기사를 보게 되실 무렵엔 저도 아마 건강해져 있을 거지만, 아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허락해 주시고 항상 용기 잃지 말라고 자신감 불어넣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물론 제가 완치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만약에라도 제가 먼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아들은 여기서 해볼 거 다 해봐서 원 없습니다. 고향 집을 떠날 때 얘기한 것처럼, 하고 싶은 거 정말로 다 했어요. 그리고 너무 죄송합니다.’” (후략)
기사 원문: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E&nNewsNumb=20241210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