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도큐먼트] ‘참혹한 인권유린’ 경악과 분노 후에 필요한 것들

2021-12-22

[데일리NK 2021-12-21]


혹자는 20세기를 인류 역사상 가장 피비린내 났던 시대라고 평한다. 수천만 명의 사상자를 낸 1·2차 세계대전과 이데올로기를 명분으로 자행된 국가 폭력을 떠올려보면 일견 타당한 말처럼 들린다. 21세기에 들어서고도 종교와 민족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극단주의 테러리즘, 끝없는 대량살상무기 개발, 내전으로 인한 난민 행렬을 보고 있자면 끝내 비관적인 질문을 던지기에 이른다. 과연 인류는 평화로 나아가고 있는가?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교수라면 아마도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심리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그가 2011년 펴낸 역작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로 전하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 핑커 교수는 각종 데이터를 장장 1,400여 쪽에 걸쳐 제시하면서 문명의 형성과 규범의 확산, 권리혁명 등 기나긴 인류사를 지나는 동안 폭력이 꾸준히 감소해왔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쉽게 비관주의에 빠지는 건 세상의 나쁜 소식을 적나라하고 발 빠르게 전하는 미디어 때문이란 지적과 함께 말이다.

인류의 도덕적 진보를 확신하는 이 책을 덮으며 북한을 생각해본다.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현대사회의 그 어느 국가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 침해가 70여 년에 걸쳐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후 7년이 흘렀지만 북한인권 상황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북한 당국에게 인권 침해의 책임을 묻는 유엔 총회 북한인권결의안이 매년 통과되고, 각종 대북 인권 제재가 시행되면서 덩달아 북한인권의 참상이 더욱 공론화되는 모습이다.(중략)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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