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北인권 ‘사면초가’…약도 없는 병원·여성은 폭력 노출

2023-03-16

[국민일보 2023-03-16]

북한의 열악한 식량·보건 상황과 북한 여성들의 인권문제를 다룬 보고서가 지난 9일 유엔 인권이사회(UNHRC)를 통해 공개됐다. 2014년 2월 첫 보고서 이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한 두 번째 북한 인권보고서다.
엘리자베스 살몬(Elizabeth Salmón)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9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 인구의 41.6%가 식량 부족에 따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여성들은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2016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에 보고서를 제출하며 “대학 진학 여성의 수가 증가하고 있고, 여성의 노동 환경이 개선됐으며, 더 많은 여성이 정부 지도자 자리에 임명되고 있다” “북조선은 오래전에 성평등을 이뤘다” 등의 내용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가 파악한 북한 여성 인권의 현실은 달랐다. 북한의 산모 사망률은 2017년 10만명 당 89명에서 2020년 107명으로 증가했다. 여성들의 생리기간 중 위생환경과 휴식 등에 대해 북한 사회 안에서는 논의되지 않는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낙태 역시 규제 범위가 불분명하고 명확한 관련 법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을 시도하다가 교화소에 수감된 여성들은 영양실조와 성폭력의 위협에 놓인다. 보고서는 탈북자의 증언을 인용해 “한 임신부 수감자는 음식이 없어 개 사료를 훔쳐 먹었다”며 “임신한 여성들은 수감생활 동안 강제로 낙태하고 고된 노동을 강행한다”고 전했다. 또 비영리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조사를 인용해 “인터뷰를 통해 전해진 총 586건의 여성 성폭력 사건 가운데 270건이 수용시설 내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탈북 여성은 또한 중국 남성과의 강제결혼이나 성 산업에 내몰리기도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중략)

기사원문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8058631&code=61111611&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