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 입대=계층 이동 사다리' 옛말… 뇌물·비리 만연"

2022-04-15

[뉴스1 2022-04-14]


북한에서 '계층 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했던 '군 입대'의 위상이 김정은 정권 들어 하락했으며 군 내부 뇌물과 비리도 만연한 상태란 분석이 나왔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북한군 인권 감시 기구는 14일 발간한 북한 군 인권 실태에 관한 특별 보고서 '군복 입은 수감자-김정은 집권기 북한 군 인권 실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김정은 집권기에 북한군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10명을 상대로 지난 2월11~25일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군 입대는 과거 대학 입학과 조선노동당 입당이란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간주돼왔다.

그러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 뒤엔 군 입대를 통해 당원이 되는 인원의 비율이 줄었다. "군 입대를 통해 당원이 된 사람들이 이미 많고, 이들이 사회에 나와서도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에서다.

김 총비서는 또 당 간부 자제들을 대상으로 '모범 입대'하도록 지시했으나, 이들은 인맥·뇌물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편한 보직을 수행하거나 '대학 위탁 연수' 제도를 이용해 3~5년 간 군에서 복무한 뒤 대학에서 간부 양성 교육을 받는 방식으로 사실상 군 복무를 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증언자들은 외출·면회, 전화사용, 심지어 조기 제대를 위해 상관에게 뇌물을 주는 게 당연시될 정도로 북한군의 '기강 해이'가 심하다고 밝혔다.

반만 김 총비서 집권 후 북한군은 평균 하루 5~12시간을 사상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은 장병들에게 '유일사상 10대 원칙'을 기본적으로 암기토록 하고 있으며, 2013년 이후엔 김 총비서의 신년사 내용까지 외우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15년 이후 이른바 '장마당 세대'라고 불리는 20대 장병들의 체제 충성심이 이전 세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탈영하는 비율 또한 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북한군 병사들이 부대 내에서 남한이나 외국의 영상물을 시청하거나 남한 영상물 속 말투를 따라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NKDB는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군이 평양과 양강도 삼지연시의 살림집(주택) 건설 등 사회 각 부문 건설·지원 업무에 투입되면서 노동력 착취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군 내에선 구타·가혹행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언어폭력·성폭력 등에 대해선 개선 조치 방침조차 하달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증언이 이번 보고서에 담겼다.

기사원문: https://www.news1.kr/articles/?4648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