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센터장이 된 함흥 놀새 [주성하의 북에서 온 이웃]

2023-04-24

[동아일보 2023-04-23]

여자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했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탈북민의 지역적응교육과 심리 및 진로상담, 취업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실시하는 통일부 지정 지역적응센터의 책임자가 됐다. 경기서부하나센터 김성남 센터장의 이야기다. 그의 센터에서 담당한 탈북민만 1600여 명이다.
북한에서 함흥의 놀새라고 불렸던 그가 탈북민 최초의 하나센터장이 돼 다른 탈북민들의 정착을 돕는 오늘까지 걸어온 길은 당연히 순탄치는 않았다. (중략)

그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을 박사 논문으로 풀어냈다. 이번에는 영국에 날아가 30~40명의 탈북민을 심층 인터뷰했는데, 이는 탈북민의 시각으로 탈북민들의 ‘탈남’ 이후를 들여다본 최초의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사학위 취득 후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연구위원으로 일하면서 탈북민의 북한과 제3국에서의 인권침해 실태 조사 분석 및 기록, 대한민국에서의 경제활동 실태 조사 연구 등의 활동을 계속 진행했다. 그러다가 2021년 1월 경기서부하나센터 사무국장으로 취직했다. 그는 담당 지역인 경기도 부천, 광명, 시흥, 안양, 과천 등지를 돌아다니며 열심히 탈북민의 고충을 듣고 도왔다. 그리고 그해 8월 센터장으로 임명됐다.(중략)
한국에는 25개의 하나센터가 있는데 탈북민이 센터장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의 센터에는 9명이 근무하는데, 이중 4명이 탈북민이다.
김씨는 일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잘 살려고 한국까지 와서는 알코올, 마약, 도박에 빠지거나, 각종 범죄에 연루되어 정착을 포기한 탈북민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들을 수렁에서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그의 당면 목표다. (중략)

기사원문 :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30422/1189598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