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막이 오릅니다. 원래 지난해 열려다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행사입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Heart to Heart, @Future" 즉 '마음이 통하면 미래가 있다'는 슬로건 아래 아시아인이 하나 되는 축제입니다. 그러나 최근 불법 무기거래와 위성 등 군사기술 이전을 위한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북한이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중국과의 정치·경제적 결속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큽니다. 지난달 미국 대통령 전용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한반도 안보 협력 강화에 나서자 북한도 러시아·중국과 관계를 격상시켜 '사회주의 연대'를 가속화하려는 셈법인 것이죠. (중략)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8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연 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반대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문제는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저지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중국에 공식적인 송환 중단 요구를 해야 한다거나, 유엔 총회 등에서 이 문제를 강력하게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부도 노력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정부 관계자는 "민감한 외교 관계가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라면서도 "박진 외교부 장관이나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하고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인 대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돈이든 북한의 체제 안정이든 북중이 탈북민 문제에 있어 한 배를 탔다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횡행하는 탈북민에 대한 인신매매 등 인권 유린을 막기 위해선 이번 대규모 강제북송을 막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비록 골든타임이 짧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원치 않는 귀향을 앞둔 1,000명 이상의 탈북민들에게도 아시안게임이 '화합의 축제'로 와닿을 수 있도록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 모두가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보길 기대해 봅니다.
[한국일보 2023-09-17]
오는 23일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막이 오릅니다. 원래 지난해 열려다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행사입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Heart to Heart, @Future" 즉 '마음이 통하면 미래가 있다'는 슬로건 아래 아시아인이 하나 되는 축제입니다. 그러나 최근 불법 무기거래와 위성 등 군사기술 이전을 위한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북한이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중국과의 정치·경제적 결속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큽니다. 지난달 미국 대통령 전용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한반도 안보 협력 강화에 나서자 북한도 러시아·중국과 관계를 격상시켜 '사회주의 연대'를 가속화하려는 셈법인 것이죠. (중략)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8월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연 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송환 반대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문제는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저지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중국에 공식적인 송환 중단 요구를 해야 한다거나, 유엔 총회 등에서 이 문제를 강력하게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부도 노력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정부 관계자는 "민감한 외교 관계가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라면서도 "박진 외교부 장관이나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하고 중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인 대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돈이든 북한의 체제 안정이든 북중이 탈북민 문제에 있어 한 배를 탔다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횡행하는 탈북민에 대한 인신매매 등 인권 유린을 막기 위해선 이번 대규모 강제북송을 막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비록 골든타임이 짧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원치 않는 귀향을 앞둔 1,000명 이상의 탈북민들에게도 아시안게임이 '화합의 축제'로 와닿을 수 있도록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 모두가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보길 기대해 봅니다.
기사 원문 :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91401080004277